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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현충원,산 자들의 쉼터로
- 글쓴이 관리자 날짜 2007.06.05 조회 3139
동작·사당·상도·흑석 등 4개洞 연결
“문화·휴양시설 갖춘 명소로 가꿀 것”
입력 : 2007.06.05 00:01
- 순국 선열들이 잠들어 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 담장 외곽 뒷산을 상암동 월드컵 공원이나 뚝섬 서울숲 같은 서울의 대표 공원으로 가꾸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이곳에 공원이 조성될 경우 성역(聖域)으로만 여겨졌던 현충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4일 “1994년부터 추진해온 현충원 외곽 근린공원 조성 사업안이 최근 서울시정개발원의 녹지기본 계획안에 포함돼 추진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며 “이르면 2012년까지 이곳을 편의·휴양시설을 두루 갖춘 서울의 대표적 공원으로 가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국 선열들의 묘역을 감싼 현충원 뒷산 면적은 약 26만평으로, 뚝섬 서울숲의 74% 정도다. 그동안 담장 안쪽 묘역과 마찬가지로 ‘묘지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건축 행위가 엄격히 통제돼왔다. 배드민턴장 등 체육시설과 무허가 건축물들도 드문드문 들어와 있는 이곳은 주로 지역주민들의 산책길로 이용돼 왔지만, 서울에서는 ‘무명(無名)’의 녹지공원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담장 3곳에 문이 나 현충원과 오고 갈수 있게 됐다.
- ▲서울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 이 현충원 외곽을 둘러싼 녹지대를 공원으로 가꾸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동작구 제공
- 동작구는 현충원을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는 뒷산을 도서관, 공연장과 전시공간 등을 갖춘 문화센터, 잘 가꿔진 숲속 산책로와 벤치 등 휴식공간으로 꾸며진 공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1994년부터 추진해왔다. 묘역을 관리하고 있는 국방부와도 수차례 협의끝에 지난 2004년, 묘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물을 세우지 않는 조건 등으로 공원 조성 동의를 얻어냈다.
현충원 뒷산에 공원이 만들어지면, 동작·사당·상도·흑석동 등 4개 동(洞)과 중앙·숭실·총신대 등 3개 대학교를 연결해주는 거대한 녹지 보행 축이 완성된다. 한강변에 자리한 현충원은 지하철 4호선 동작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서초구 반포동과 바로 맞닿아있다. 제대로 된 시민공원이 없었던 강남권 주민들도 즐겨 찾을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의 묘지는 공원을 끼고 있는 곳이 많다. 뛰어난 조경으로 이름난 미국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는 공원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레클레타 묘지 역시 전통 장식과 조각들이 있어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외국 유명 도시의 경우 도심에 있는 공동묘지내 벤치에서 책을 읽거나 묘지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윤근 동작구 환경녹지과장은 “현충원은 도심에서 보기드문 웅창한 숲을 갖추고 있다”며 “현충원을 명소로 발돋움시키려면 시민들의 쉼터를 본격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계획은 지난해까지만해도 계획만 있고 추진 일정이 불투명했으나, 올 4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마련한 ‘녹지기본계획안 2020’에 포함되면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공원 조성 비용. 구에 따르면 현재 근린공원 예정지의 63%가 사유지로 돼있어 보상비만 2700억원 정도 예상된다. 동작구는 서울시가 부지 매입과 공원 조성비를 부담할 것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재원 조달 등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박인규 서울시 공원과장은 “현충원 외곽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시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시 예산 사정 등을 감안해 추진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